[30-40대 커플 데이트 맛집] 맛과 건강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안국역 북촌 맛집 <밀과 보리>

남자친구와 저는 시끄러운 걸 싫어해서 유명 맛집에 가더라도 주말보다는 평일에 시간을 내어 다녀오는 편이에요. 안국역에 정말 유명한 런던 베이글의 치즈 감자 베이글을 한 번 먹어보고 싶어 화요일 낮시간에 안국역을 방문했어요. 원래도 먹고 가는 건 꿈도 꾸지 않고 포장을 생각하고 간 거라 베이글을 포장하고 근처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싶어 돌아다니다 발견한 한식집 <밀과 보리>에요. 저희처럼 30-40대 커플이 가면 맛도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밥집이고요, 허영만의 백반 기행에도 나왔던 밀과 보리에서 맛있게 먹은 점심식사 리뷰해 볼게요.

 

밀과보리 반찬이에요. 하나 하나 다 맛있어 보이죠?

#1 <밀과 보리> 위치, 내부

런던 베이글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정말 가깝게 위치해 있는 밀과 보리예요. 저희처럼 런던 베이글 들려서 베이글은 포장하고 밀과 보리에서 점심식사 하면 정말 좋을 거 같은데요, 가게 입구가 크게 눈에 띄지 않으니 잘 보셔야 해요. 식당 내부는 가정집을 개조해서 운영 중이고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테이블에 앉아야 하니 방문하실 때 양말 구멍 안 났는지 확인하고 가세요.^^

내부는 크지 않고 테이블이 줄지어 있는데요, 테이블당 간격이 좁아 조금 협소한 느낌이 들었어요. 대신 코로나 19 이후로 테이블마다 투명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안정감은 있어요. 외부 손님들도 많지만 동네 토박이 손님들도 있고, 계모임을 하시는 중년의 여성분들도 있고 동네에서 정말 장사를 오래 하셨구나 라는 게 느껴졌어요.

 

주문한 곤드레 나물밥 2인상, 가격은 18,000원(2인상 가격)

 

#2 <밀과 보리> 메뉴, 맛

처음에 메뉴판을 쳐다보고 웃음이 났는데요, 메뉴판 제일 상단에 <저희 업소는 싱겁습니다!!>라고 쓰여있어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른 조미료는 넣지 않았다는 뜻인 거 같아 저는 그 문구가 맘에 들었어요.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곤드레 나물밥 2인상과 밀과 보리에서 정말 유명한 미나리 전이에요. 음식 나오기 전에 반찬부터 세팅해 주는데 반찬만 먹고도 이 집에 왜 맛집인지 알 수 있었어요. 나물 반찬이 기본인데 반찬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는 거예요. 반찬만 갖고도 밥 두 공기는 클리어할 수 있는 맛이에요. 곧이어 나온 곤드레 나물밥에 양념간장을 솔솔 뿌려 비벼먹어 봤어요. 나물이 질기거나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웠고, 양념간장도 짜지 않아서 먹는 내내 배에 부담감이 없더라고요. 시래기 된장국도 정말 잘 어울려서 한 번 더 달라고 말씀드릴 정도로 모든 음식의 간이 제 입맛엔 적절했고 조화로웠어요. 그리고 대망의 미나리 전! 저는 다른 데서 미나리 전을 한 번도 먹어본 경험이 없어서 메뉴가 생소했어요. 어떤 맛일지도 궁금했고요. 와.. 정말 미나리 전은 꼭 드셔야 해요. 미나리의 아삭함과 향, 반죽의 바삭하면서 쫀득한 게 너무 잘 어울리고, 간장 찍어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어요. 배가 부른지도 모르고 전 한 장을 빠르게 먹어버렸어요.

 

정말 맛있었던 미나리전 :) 꼭 먹어야 해요.

 

#3 <밀과 보리> 총평

북촌에 가면 한옥에 내부 인테리어도 예쁘게 해 놓고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되게 많잖아요. 하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맛있게 먹었지만 또 어디서도 먹을 수 있을 법한 느낌 때문인 거 같아요. 그냥 인테리어랑 자리가 다 했다 하는 느낌이요. 근데 밀과 보리는 그걸 다 채워주는 느낌이었어요. 주인 분들이 건네는 따뜻한 말씀(반찬 더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맛은 괜찮으셨어요?)과 웃음, 그에 상응하는 맛도 그랬고요. 어디서나 먹어볼 수 있겠지만 이 맛은 이 집 아니면 안 되는 맛이요. 엄마한테는 미안하지만, 엄마가 해주는 반찬보다 조금 더 맛있는 맛이었어요. 

 

저희처럼 30-40대 커플이 가면 분명 진짜 좋아할 만한 '집밥스러운 밥 먹었다.' 소리 나올 정도로 괜찮은 맛집이고요, 데이트하다가 들려서 전 시켜서 막걸리에 한 잔 하고 가기도 좋은 거 같아요. 북촌에서 재밌는 데이트 하고 맛있는 식사 하세요:)